본문 바로가기
한국 맛 이야기

[광주 무등산 증심사] 광주 무등산 닭볶음탕 맛집 중앙식당

by 메즈 2017. 9. 20.

  부쩍 광주를 찾는 친구가 늘었습니다. 서울, 부산, 창원에서 온 친구들을 데리고 무등산으로 향했습니다. 등산은 좋아하지 않지만 친구의 요청으로 중머리재까지 다녀왔습니다. 왕복 3시간 산행이 끝나고 점심시간이 됐습니다. 정상에서 사이다랑 계란을 먹었지만 내려오는 동안 배가 다 꺼져버렸네요. 배고픈 친구들과 무등산 증심사지구에 있는 중앙식당을 오랜만에 찾았습니다.


 옛날 증심사 지구 복원사업 전에는 증심사를 올라가는 길을 따라 보리밥집, 닭볶음탕, 백숙집 등이 옹기종기 모여있었습니다. 산을 오르다 보명 매추라기, 닭발을 굽고있는 식당 모습들이 많이 보였죠. 하지만, 무허가 건축물들도 있고 하수 관리도 제대로 되지 않아 환경에 좋지 않았다고 합니다. 가끔 어릴 때 보았던 복작스러운 증심사지구 식당의 옛 풍경이 그립기도 하지만 무등산 환경을 위해 지금이 훨씬 나은 것 같습니다. 그 때 당시 영업하던 많은 네임드 식당들은 옛 간판을 그대로 가져와 사용하고 있습니다. 간판만 보면 오랜 내공이 느껴지죠.


옛 간판을 달고있는 중앙식당 입구입니다. 새건물과 나름의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사실 중앙식당은 언제 방문했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습니다. 어렸을 때 부모님을 따라 몇 번 올라와 철판에 자작하게 조리한 닭볶음탕을 먹었던 기억이 어렴풋하게 납니다. 그때는 계곡을 바라보며 먹었던 것 같네요. 옛 맛을 느껴보고자 10년도 훌쩍 지나 재 방문을 했습니다.


 메뉴는 닭볶음탕 2인분 25,000원/ 치즈 닭볶음탕 2인분 29,000원 / 영계 백숙 2인분 25,000원 입니다. 기준은 각 한 마리라고 합니다. 식당에 들어가니 점심이 조금 지난 시간이었음에도 자리가 거의 차있었습니다. 주방 안에서는 양념을 넣지 않은 닭들이 철판냄비 위에 가지런히 놓여있습니다. 주문이 들어가면 익혀놓은 닭에 양념을 넣고 그대로 볶아 내놓는다고 합니다.  예전에는 닭볶음탕을 닭도리탕이라고 불렀었죠. 아직까지 닭볶음탕보다는 닭도리탕이 부르기에 친근하고 입에도 착착 달라붙습니다. 왠지 닭볶음탕은 세련된 도시의 느낌, 닭도리탕은 투박하고 정겨움이 느껴진다고 해야할까요.


 목도 마르고 배도 몹시 고파 콜라 두병에 닭볶음탕 4인분 그러니까 2마리를 주문합니다. 종업원님이 많을 수도 있다고 했지만 저희는 괜찮다고 했습니다. 몹시 배가 고팠거든요! 콜라를 마시고 있으니 10분도 안되서 닭볶음탕이 짠 하고 등장했습니다.


기본 상차림 입니다. 단촐 합니다. 콩나물은 나중에 밥볶아먹을때 넣어먹으면 맛있습니다.


 양념이 살짝 눌러붙어 눅진한 양념이 끝내줍니다. 친구들도 자기네 지방에 없는 음식이라고 쉴새 없이 젓가락을 움직입니다. 맛있는 식당을 소개하는 보람은 이럴때 오는거죠. 적당히 매콤한게 닭고기가 사라져가는게 느껴집니다. 닭가슴살이 퍽퍽하지않고 부드러운게 참 좋았습니다.


빨간 양념이 보기만해도 군침이 도는 비주얼을 뿜뿜합니다. 이게 한 마리 2인분 입니다.


 친구는 다리와 날개를 안좋아하고 저는 퍽퍽살을 안좋아하는데 궁합도 딱 맞습니다. 닭다리 두개를 뜯다니 계탄 기분이네요 4인 가족이 1마리만 시켜서 먹는다고도 하는데 저희는 2마리를 가볍게 클리어 했습니다.


 남는 양념에 공기밥 두개를 시켜 김가루를 뿌리고 콩나물을 넣고 쉐킷쉬킷 볶음밥을 해먹습니다. 참고로 볶음밥은 셀프입니다. 살짝 눌러붙을 때 쯤 골고루 뒤집어 다시 한 번 삭짝 눌러붙을 때 까지 기다리면 꼬들꼬들 끝내주는 볶음밥을 먹을 수 있습니다. 먹느라 정신없어서 볶음밥은 찍지도 못했네요. 닭 2마리에 콜라 2병, 볶음밥 2인분 까지 클리어 하고 무등산을 하산했습니다. 친구들이 무등산의 풍경과 바람, 맛을 오래도록 기억해주면 좋겠습니다.